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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영상의 제작 목적은 2021년 04월 01일에 시행된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과 관련한 정책 연구, 실태 조사, 사업 개발에 있습니다.
매일 같이 관공서, 지자체, 복지단체, 연구기관, 정치계 등 고독사의 현실을 알고자 당사에 자문 및 협력을 구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이에 우리는 소수 인원의 상담보다 더 효율적인 정보 전달이 될 수 있도록 유튜브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 영상이 고독사 예방 사업에 도움이 되어 힘든 상황에 놓이신 분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스위퍼스 에피소드

고독사의 현실을 다룬 실제 이야기

고독사의 현실 [건물주 2부] - 유품정리사 / 특수청소부 에피소드

관리자
2021-06-20
조회수 354




1부에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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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차 작업이 시작되는 다음날

우리는 건물주의 요구에 따라 어제와 마찬가지로 이웃 주민들의 출근시간대를 피하여 오전 10시에 현장에 도착하였고 건물주는 어제와 똑같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냄새 많이 없앴지??"



"네."

"많이 없앴습니다."



이 말을 들은 건물주는 우리와 함께 현장에 진입하였다.

건물주는 담배에 불을 붙인 후 담배를 피우며 현장을 여기저기 확인하였고 우리는 작업도구를 꺼내어 집안의 벽지를 제거해 나가기 시작하였다.

담배를 전부 피운 건물주는 벽지를 제거하고 있던 우리의 뒷모습을 쳐다보며 말을 꺼내기 시작하였다.



"아니..."

"내가 몇 년 전에 은퇴하고 임대 사업을 하려고 이 건물을 지었단 말이지..."

"퇴직금하고 대출금을 합쳐서 작년 여름에 이 건물을 지었는데 1년도 안돼서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은 누가 알았겠냐고..."

"하아..."

"이럴 줄 알았으면 이 좆같은 새끼 겨울에 내쫓았어야 되는데..."



건물주는 현재 본인이 처한 상황을 우리에게 하소연하고 싶었던 것 같았다.

말이 길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든 나는 고개를 돌려 건물주를 향해 다가갔다.



건물주, 유가족 등 의뢰인들의 한탄이나 하소연을 들어주는 것은 우리의 업무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의뢰인들은 우리들이 본인의 사정을 들어주고 이해해주고 공감해줌과 동시에 추후 문제들과 관련하여 조언을 해주면 비교적 큰 만족감과 안도감을 얻는 경우가 많다.

이번 현장 또한 건물주가 자신의 말을 들어줬으면 하는 듯한 느낌으로 우리에게 말을 꺼내기 시작하였기에 나는 벽지 제거를 중단하고 건물주의 말을 듣기 시작하였다.



"겨울에는 무슨 일이 있어서 그러시는지..."



"응!!"

"아니~ 이 새끼가 신축하고 난 뒤에 바로 입주했었거든??"

"작년 여름 때였지 아마??"

"근데 이 새끼가 월세를 전혀 안내는 거야!!"

"뭐 일단 보증금이 있으니 그냥 기다려봤어!!"

"아니~ 근데 반년이 다 되도록 월세를 한 번도 안 내더라고??"

"보증금은 거의 다 까먹어가고 월세는 전혀 낼 것 같지가 않아서 작년 겨울 말에 찾아갔어!!"

"이 시발 새끼야 해넘어가기 전에 월세를 내던지 아니면 나가라고!!"

"아니~ 그랬더니 이 좆같은 새끼가 몸도 아프고 겨울에는 일할 곳도 별로 없다면서 내년 날씨 풀릴 때까지만이라도 봐 달라는 거야!!"

"겨울만은 버티고 싶다면서!!"

"지금 나가면 자기 죽는다고 계속 사정사정하는데~ 그래서~ 뭐~ 어떻게 하겠어~ 그러다가 나도 마음 약해져서 그냥 봐줬지~"

"그런데 이런 일이 터져버렸으니 내가 지금 미쳐버리지 않겠냐고 시발 진짜!!"



건물주의 하소연은 계속되었다.



"맨 처음 발견자가 옆집 아가씨였어!!"

"언제부터인가 옆집에서 계속 음식물 썩는 냄새가 나더래!!"

"이상하다 싶은 채로 며칠을 지내가다 편의점을 가려고 집 밖을 나왔는데 옆집 현관문 밑에 구더기 몇 마리가 기어 다니는 게 보였다는 거야!!"

"그래서 옆집 아가씨가 나한테 바로 연락을 했어!!"

"내가 이때 '아차!!' 싶더라고!!"

"바로 뛰어가서 확인해 보니까 이거 심상치 않다 싶어 경찰에 연락했지!!"

"근데 이때부터가 문제인 거야!!"

"대낮에 시신 수습을 하는데 옆집 아가씨는 물론 동네 사람들이 전부 지켜본 거야!!"

"그랬더니 그날 저녁 옆집 아가씨가 방을 빼달라 하더라고!!"

"게다가 다음날부터 동네방네 소문이 나서 다른 세입자들도 방을 빼달라고 계속 연락을 하는 거야!!"

"그래서 내가 일단은 최대한 빠르게 수습할 테니 나가지 말고 조금만 참아 달라고 부탁을 했어!!"

"와~ 근데 이 새끼 유가족을 못 찾아서 여기저기 수소문하느라고 현장을 못 건드는 거야!!"

"현장을 계속 방치하니 시체 썩은 냄새는 계속 나지~ 세입자들은 방 빼달라고 계속 전화하지~ 현장은 치울 수도 없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진짜 돌아버리겠는 거야!!"

"그러다 보니 결국 옆집 아가씨가 방을 빼니까 다른 세입자들도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방을 빼더라고!!"

"그래서 지금 건물 사람들은 대부분이 다 나갔다니까??"



나는 여기서 건물 사람들 대부분이 다 나갔다는 말을 믿지 않았다.

만약 해당 건물 세입자들 대부분이 다 나갔다면 먼저 건물주는 우리에게 어제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고 애당초 세입자들 출근시간대를 피해서 늦게 오라는 요구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다음 세입자들을 받아야 하기때문에 무조건 빨리 와서 현장을 처리해 줄 것을 요구하는 것이 맞는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건물주는 본인이 현재 처한 상황을 우리에게 강조하고 싶었던 것 같았다.

그래도 건물주의 얘기를 계속 들어보니 옆집 아가씨 및 몇몇 가구가 방을 뺀 것은 사실이었다.



"어쩌고저쩌고 ~~~!!"

"이러쿵저러쿵 ~~~!!"



건물주는 이후에도 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우리 옆에서 계속 본인이 처한 상황을 하소연함과 동시에 고인을 비난하였다.

사실 건물주의 이런 반응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고독사한 무연고사망자의 경우 건물주들이 고인에 대해 명복을 빌어주기보다는 비난을 하는 경우를 더 많이 봐왔기 때문이다.





이번 현장의 고인은 무연고사망자이기에 고독사로 인하여 발생되는 피해 금액은 건물주가 모두 부담하여야 한다. 

건물주가 입은 피해 금액은 단순하게 계산하더라도 수천만원의 피해 금액이 발생되었다고 볼 수 있다.


먼저 유품정리 및 특수청소 비용과 인테리어 시공 비용은 각각 수백만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그리고 몇몇 세대 퇴거로 인한 보증금 손실은 수백만원 ~ 수천여만원 사이에 달한다.

퇴거로 인하여 발생되는 공실 기간 또한 무시할 수 없으며 죽은 사람 집이라는 소문으로 인하여 임대비용이 하락하거나 임대가 되지 않는 문제도 떠안아야 된다.

더욱이 해당 건물은 건물주가 퇴직금 이외에 수억의 대출을 받아 가며 지은지 1년도 안된 신축 건물이었기에 건물주의 심리적인 타격은 더욱더 크다고 볼 수 있다.

여러모로 종합하여 건물주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생각해본다면 고인은 건물주에게 막대한 금액의 피해를 입힌 가해자로밖에 볼 수 없기 때문에 건물주가 심각한 반응을 보이며 고인을 비난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반응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작업은 며칠 더 진행되었다.

건물주와의 대화로 인하여 작업시간이 길어짐과 동시에 건물주가 복합적인 작업들을 추가적으로 요구하는 관계로 작업기간이 연장되었다.

작업이 끝나갈 무렵 건물주는 현장에 들어왔고 집안을 전체적으로 여기저기 둘러보았다.



"하아..."

"깔끔하네..."

"냄새도 안 나고..."

"뭐 그래도 일단 급한 불은 껐네..."



현장을 확인한 건물주는 눈앞에 보이던 참혹하고 처참한 부분이 전부 없어졌으니 어느 정도 안도감을 느낀 것 같았다.

이후 건물주는 우리에게도 특별한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기에 우리는 작업장비들을 정리하기 시작하였다.

우리가 작업장비들을 하나하나 정리하는 사이 건물주는 혼잣말을 하기 시작하였다.



"벽지해야 되고..."

"장판해야 되고..."

"싱크대, 선반도 해야 되고..."

"신발장도 해야 되고..."

"도어록도 교체해야 되고..."

"........"

"........"

"아... 개새끼 진짜..."

"디지려면 밖에 나가서 디지지 왜 집안에서 디지고 지랄이야 진짜..."

"좆같은 새끼..."

"이 시발놈은 죽어서까지 민폐 끼치네... 병신 같은 놈..."



건물주는 우리에게 본인의 사정을 하소연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임을 알아서인지 고인을 매우 강력하게 비난하였다.

이에 우리는 건물주와 눈도 마주치지 않고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작업장비들을 하나씩 옮기기 시작하였다.





작업장비들을 모두 옮긴 우리는 건물주와 함께 작업 현장을 최종 점검하고 문을 닫았다.

주차장에서 내가 철수할 준비를 하는 동안 친구는 건물주와 함께 담배를 피우면서 말동무를 해주고 있었다.



친구와 대화를 나누던 건물주는 나를 불렀다.



"저기!!"

"사장!!"



"예."



"아니 이런 일이 발생 안되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나??"

"나같이 임대 사업하는 사람들에게 조언해줄 만한 거 없어??"



잠시 눈알을 굴리며 생각을 하던 나는 옅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



"하하..."

"제 경험상 이런 일을 100%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냥 이런 일이 벌어진 이후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럼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이 뭔데??"



"음..."

"일단 극단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연고가 없는 사람은 아예 입주를 받지 않으시는 것이 좋아요."

"이번 일처럼 건물주분께서 모든 피해 금액을 부담하지 않으시려면 말이죠."

"그리고 연고자가 있더라도 가족이나 친척 전화번호 한 곳, 두 곳 정도는 확보해 놓는 것이 좋아요."

"그래야지 이런 일이 벌어졌을 때 유가족에게 바로바로 연락해서 문제들을 해결해 나갈 수 있으니까요."

"이외에도 우편함에 고지서가 많이 쌓여있다던가 아니면 현관문 앞에 전단지가 많이 붙어있다던가 건물에 파리들이 굉장히 많아졌다던가 이런 상황들이 발생한다면 또한 의심을 해보셔도 돼요."

"그리고 집안에 알 수 없는 썩는 냄새가 현관문을 지나 복도나 계단까지 흘러나오는 상황이라면 그건 바로 경찰에 신고하시는 것이 좋고요."



"그래??"

"알았어!!"

"일단은 연고 없는 사람은 무조건 안 받는 게 제일 좋겠네??"

"그리고 말이야??"

"~ ~~ ~~~ ??"

"~ ~~ ~~~ ??"



건물주는 뭔가 아쉬움이 남는지 해당 질문 이외에도 다른 여러 질문들을 하기 시작하였다.

이에 우리들은 건물주의 질문을 하나하나 답변해 주며 30분 이상 대화를 나누었다.


해는 가라앉고 저녁시간이 될 즈음 건물주는 더 이상의 질문을 하지 않았고 이에 우리들은 철수하기 위하여 트럭 화물칸을 정리를 마무리하였다.

이후 우리들은 건물주에게 작업비용을 전달받고 인사를 나눈 후 철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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